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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노릇이 힘들다는 사람에게2 (미술-장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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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7.14 조회수 : 1098

 

부모노릇이 힘들다는 사람에게2

- 아이는 아이의 길을 걷게하라 -


  - 장애아동지원센터 미술치료사 장인숙 -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는 아이가 혼자 서는 법을 가르친다. 엄마는 아이로부터 떨어져서 언제라도 아이에게 팔을 뻗을 준비가 되어있지만 아이를 붙들어 주지는 않는다. 아이가 넘어질 듯이 뒤뚱거리면 엄마는 마치 아이를 잡아줄 것처럼 허리를 구부린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혼자 걷는 게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아이는 또 자신을 보고 있는 엄마의 얼굴에서 격려와 칭찬을 읽는다.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별 어려움 없이 자신의 길을 걷게 된다. 아이는 자신을 (직접) 잡아 주지는 않지만 곁에 있는 엄마의 손을 의지하며 걷는다. 아이는 언제라도 필요하다면 엄마의 품이라는 피난처로 뛰어들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엄마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심치 않지만, 엄마 없이도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혼자 걷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가 말한 어머니의 역할이다.

이렇게 혼자 서는 법을 배운 아이는 점점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고 언젠가 부모의 품을 훌쩍 떠나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 서서 보면 자녀를 떠나보내는 과정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여겼던 아이를 언젠가 떠나보내는 과정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수많은 넘어짐은 오로지 자녀의 몫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의 수호천사가 되어 모든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생각이 지나치면 아이가 위험한 세상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지 못하고, 아이가 위험에 처하면 어떡하나 싶어 오히려 한시도 아이의 곁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결코 부모가 바라는대로 자라 주지 않는다. 조금만 자라 혼자 걷기 시작하면 곧 자기 멋대로 하려하고, 부모의 관심과 염려를 간섭이라 여기며 짜증을 낸다. 아이가 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막중한 책임감을 필요로 하지만, 한편으로 부모들의 유능감을 증명할 생의 유일한 기쁨이기도 했다.

아이가 나도 할 수 있어라며 부모의 손을 거부하기 시작하면, 부모로 하여금 내가 아이에게 덜 필요하고 덜 중요한 사람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것이 인생의 순리다.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받아들이자. 결코 쉽지 않지만 아이가 혼자 설 수 있는 법을 가르쳐야 할 시간에 아이와 제대로 떨어지는 법을 몰라 부모와 아이 모두 상처 입는 경우가 생기지 않게 하자.

 

 

한 엄마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다른 엄마를 만났다.

그들은 곧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학교 가는 길이세요? 우리는 참 운이 좋네요. 학교 생활도 재미있고, 선생님도 잘 만났으니.”

이때 아이가 화가 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엄마가 학교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거에요.”

 

 

무의식중에 내 아이는 예쁘고, 말도 잘 듣고, 영리하고, 잘 자랄거라고 믿었던 이상적인 아이의 모습도 떠나보내야 한다. 지금 내 앞에서 나를 보며 웃고 있는 그 아이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생각이나 기대에 맞추는 게 아니라 아이의 보폭과 시각에 맞춰 옆에 서 있으면 된다.

 

 

 

 

참고문헌 :: 김혜남(2006), 어른으로 산다는 것, ()웅진씽크빅: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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