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신문) 휠체어 천왕봉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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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7.11.14 | 조회수 : 3914 |
“이런 기분 처음이에요. 그리고 이런 바람은 태어나서도 처음이에요.그래도 천왕봉에 올라오길 잘했어요.”
지난 1일 오후 2시 56분 악전고투를 하면서 동료조원 10여명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을 정복한 이민희양의 외침이었다. 하늘은 더없이 맑은 날이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내려간 기온 탓과 지리산 특유의 산바람이 강세를 부려 정상에 서 있기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이 양은 휠체어에 앉아 하얀 깃발을 맘껏 흔들었다. 아마도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 휠체어에 앉아 포즈를 취한 장애인도 처음일 것 같다.
올해로 4번째 맞는 중증장애청소년 지리산천왕봉 등반 프로젝트는 매회 12명의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다. 각 대학 동아리 등 1백30여명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치러진다.4회 동안 50여명의 중증장애청소년들이 혜택을 받았고 지역방송인 대구방송(TBC)의 ‘좋은 세상’에 방영되기도 했다.
대구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을 하고 지역 유수 업체들의 협력을 받아 평생에 한번 이루어지는 경험이다. 장애인에게 모험과 재활의지를 심어주고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이웃과 함께 하는 마음을 몸소 느끼게 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성장했다. 중증장애청소년과 같은 조를 이루어 천왕봉까지 머나먼 길을 가다보면 출발할 때의 불평이 땀방울과 함께 녹아내리고 행군( )의 길은 엄숙하게 변해간다.
업혀가는 장애우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날씨에 체온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장애우를 바라보는 시선은 뜨겁게 변해간다. 업고 가는 동료가 중심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좌우측에서 가이드를 한다.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조원의 식량을 배낭에 담아 메고 힘을 주기위해 노래까지 부른다. 새벽부터 출발한 등반이 법계사를 지나 개선문에 다다르면 밥만 담은 도시락에 김 한 장의 맛을 본다. 시큼한 김치 한 조각과 먹는 밥을 어디 진수성찬에 비할까.천왕봉을
발치에 두고, 햇살 따스한 돌무덤에 짐을 풀고 도전의 각오를 다질 때 우리는 벌써 하나가 돼 있었다. 천왕봉을 발아래에 두는 순간 장애극복 지리산 등반대회는 몸과 마음의 장애를 가진 모두를 치유하기에 바쁘다.
이주희 작성 기사 작성일 : 2007년 11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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