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종류의 자존감

바우처사업 미술치료사 이지영

우선 자존감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자존감에 대해 아이들은 최소한 네 가지 원천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첫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자존감의 첫 번째 원천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한 명 혹은 더 이상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성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느낌이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태어나면서 혹은 그 직후에 발달하기 시작해서 어린 시절 내내 유지되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부모가 사랑으로 충만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에도 상관없이 말이다.

만약 이 느낌이 안정적이라면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없을지라도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만족감을 전 생애 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존감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종의 안심감이다. 그러므로 자존감은 필요할 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게 해주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세 가지 다른 자존감은 능력과 관계이다. 우선 사회적 자존감이 있는데 이는 자신에게 친구를 사귈 수 있고, 타인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룹에서 발표하거나 그룹을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회적 자존감은 가정에서 생기기 시작해서 가까운 친구들에게로 확대되고 연습과 성공을 거친 후에 거의 모든 사회적 상황으로 확대된다. 다음으로는 신체적 자존감이 있는데 이는 외모와 능력, 조정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리키고 자신의 신체가 기술을 배우거나 게임을 하거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신뢰할 수 있는 느낌을 말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신체만큼 자신의 신체가 훌륭하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적 자존감이 있다. 지적 자존감은 학습 과정에서 가지는 자신감을 말하고 자신이 적어도 특정 분야에서는 또래들만큼 잘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한 가지 혹은 네 가지 자존감이 전부 높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어떠한 준비 없이 모든 것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거나 부주의하거나 밉살스럽게 굴어도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민감한 아이가 이렇게 구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민감한 아이들은 ‘우울한 현실주의자’인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수행능력이 어떤지 혹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추정할 때 우울해질 정도로 정확성을 뛴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측면이 있다.

민감한 아이들의 현실주의는 납득이 된다. 현실주의는 한 번 할 때 모든 것을 올바르게 하려 하는 이들의 천성적 전략에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이 할 수 없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시도해보는데 따르는 과잉긴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이들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다가 정반대의 증거를 발견하고 충격받거나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민감한 아이에게 비현실적이고 과장적인 자존감을 심어줄 게 아니라 긍정적인 현실주의를 심어주어야 한다.

실제로 조만간 당신의 아이는 ‘어두운’부분(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서 무의식 속으로 밀어 넣었던 인간적 충동과 욕망)에 대해 예민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좋든 나쁘든 민감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무의식에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보다 잘 의식한다. 이들에게는 무의식을 가리고 있는 베일이 더 얇다. 그래서 이들이 부풀려진 자아상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이들은 자신이 때때로 끔찍할 정도로 이기적이거나 악의적이 되고 싶어하는 때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민감한 아이가 이러한 어두운 면들을 수용할 수 있고, 당신 또한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은 당신의 임무이다. 아이는 ‘나쁜’ 생각을 가지는 것은 ‘나쁜’일을 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나쁜’생각에 대해 인지하게 되면 나름의 이점이 있다. 이는 우리가 그 나쁜 생각들을 주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들이 현관에서 문을 두드릴 순 있겠지만 뒷문으로 몰래 들어오는 일은 없게 된다.

◈ 핵심사항 : 민감한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 미덕,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에 대해 과장해서 추정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들이 이를 평가절하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봐야 한다. 그리고 안전한 경우에 한하여 조금 과장해서 생각하는 것도 괜찮다고 격려해주는 게 좋다. 자신에게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인 전략이다. 문밖으로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약간 과장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이마고, 까다롭고 예민한 내 아이 어떻게 키울까?, 일레인 아론 저(p178-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