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하지 말고 지시하라(놀이-이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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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3.09.13 | 조회수 : 338 |
설득하지 말고 지시하라 장애아동지원센터 놀이치료사 이정은
지시는 뭔가를 일러서 시키는 것입니다. 지시와 명령은 뭐가 다를까요? 둘 다 상대에게 뭔가를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같지만, 명령은 지시에 좀 더 권위와 힘이 실린 것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시키는 것입니다. 지시는 행동의 방향성을 정해주는 데 중점을 두지만 명령에는 압박감이 좀 더 실리는 거죠 그 사람이 나보다 훌륭하거나 높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 영역에서는 그 사람을 따르는 게 위험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걸 학습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명령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명령하는 건 나쁘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연히 엄마는 윗사람이고 아이는 아랫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지시는 해서 안 들으면 명령이라도 해야 하는 겁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가 지시와 명령을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열 살까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야 할 일들을 배워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게 다 학습 과정이에요. 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이 싫어하는 과목은 가르치지 않겠다고 하면 여러분은 ‘정말 민주적인 선생님이야’ 우리 아이는 참 좋은 선생님을 만났어‘라고 생각할까요. 아닐 겁니다. ’아이들이 싫어한다고 가르치지 않으면 학교가 왜 있는 거지. 교사라면 어떻게 해서든 필요한 걸 가르치는 게 임무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설명은 말 그대로 알려주는 겁니다. 양치질을 시킨다면 이를 왜 닦아야 하는지 설명을 해줄 때가 있죠. “이를 안 닦으면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가야 해”라고 사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설명을 하고 나면 설득을 하게 됩니다. “충치가 생기지 않으려면 이를 닦아야 하지 않겠니?” 설득이 설명과 다른 건 상대방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요즘에는 아이한테 무조건 지시나 명령을 하는 건 좋지 않고, 설명을 해줘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을 거예요. “지시보다 설명을 하면 아이가 말을 좀 잘 듣는다”라거나 “아이들도 다 알아듣기 때문에 왜 해야 하는지를 납득하면 좋은 행동을 하게 된다”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겁니다. 이론적으로 틀리지 않은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아이가 배워야 하는 건 이 닦는 행동이지 이를 닦아야 하는 이유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를 닦을 때마다 이 닦는 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면 아이는 이 닦기라는 싫은 일을 십 분 정도는 미룰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설명에 아이는 이를 닦아야 한다는 걸 배우는 대신 계속 설명해 달라고 조르면 엄마가 닦아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훈육의 본래 목표를 벗어나게 할 뿐 아니라 아이한테 뭘 시킬 때 마다 친절하게 설명하다 보니 엄마는 진이 빠지고 오히려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언제 얼마나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지, 또 언제 지시나 명령을 해야 하는지 애매하고 어렵다고 느낀다는 거지요. 제가 공식을 알려드릴께요. 먼저 설명은 두세 번 이면 충분합니다. 아이가 “이를 왜 닦아야 해? 라고 물어보면 처음 두세 번은 설명해줍니다. 그런데도 아이가 계속 묻는다면 그건 궁금해서가 아니라 그냥 하기 싫어서 시간을 끄는 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세 번 설명했는데 아이가 또 물으면 ”그냥 해“ 라고 말하면 됩니다. 양치질처럼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을 매일 설명하지 마세요. 물론 아이가 정말 궁금해서 새로운 뭔가를 물을 수도 있는데, 그런 건 설명해줘야 하겠지요. 이건 부모들이 구분할 수 있을 거예요. 정리하면, 먼저 지시를 하고, 필요한 것이나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세 번까지 설명해줍니다. 그래도 안 되면 명령을 합니다. 아이가 운다고요? 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운다고 물러서면 지시나 명령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됩니다.
지시 → 질문을 한다면 3번까지 설명 →명령
간혹 낮에 지시와 명령을 잘해놓고서는 자기 전에 아이가 ‘엄마가 아까 애기할 때 무서웠어”라고 하면 “엄마가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시와 명령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사과를 하면 엄마가 잘못했다는 의미가 되거든요. 엄마가 잘못한 건 없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항상 뭔가를 지시해야 해요. 지시가 안 되면 명령을 해야 하고요. 그걸 미안하다고 하면 엄마가 못 할 일을 한 게 되어버립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혼동하지 마세요. 아이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안 해도 될 선택권을 주는 부모는 민주적인 게 아니라 방임형 부모입니다. 지시를 할 때는 마음을 읽어주면 역효과만 납니다. 단호할 땐 단호해져야 합니다.
참고문헌 : 조선미(2023),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 ㈜북하우스 퍼플리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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